요즘 김초엽 작가님의 첫 장편 소설 <지구 끝의 온실>을 읽고 있습니다. 더스트 위기 시대에 식물이 위기를 몰아냈다는 상상력은 식물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 주었고, 현재 기후 위기에 대한 인간의 극복 의지와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습니다.
책을 읽을 때 마시는, 컵에 담긴 커피는 책에 담긴 의미와 함께 은은한 향을 선물해줍니다. 사소한 일상이 가져다 주는 행복한 시간입니다.
책을 다 읽은 후 오늘은 친정 엄마 좋아하시는 쭈꾸미 비빔밥을 사러 식당에 갔습니다. 식당에 가기 전 집에 들러 쭈꾸미, 미역국, 채소를 넣을 그릇을 시장 바구니 안에 챙겨 갔습니다. 식당의 일회용 플라스틱에 음식을 넣는 것보다 집에서 가져간 그릇들 속에 재료들을 담으니 음식이 더 맛있고 보기 좋았습니다.
저는 건강을 위해 자연을 벗 삼아 걷는 노력을 합니다. 어디 갈 때도 웬만한 거리는 걸어갑니다. 길을 가다가 꽃들이 태양을 향해 벙긋 웃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. 생명을 품은 꽃들이 참 곱습니다. 걸으며 읽은 책 내용을 떠올리기도 하고, 시 구절을 생각해볼 때도 있습니다.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나무의 푸른 색에 시선을 두고 그냥 걷기에만 몰두할 때도 있습니다. 이럴 때 저는 자유로움을 느낍니다. 오늘따라 '걷기는 일상을 여행하는 일'이라는 말이 마음에 더욱 와 닿습니다.
글을 쓰면 불확실한 내 마음이 선명해집니다. 먼저 필사를 했습니다. 찰리 맥커시의 <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>이라는 책은 어느 곳을 펼쳐도 인생을 통찰할 수 있는 문장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. '시간이 지날수록 삶에 스며드는 규칙'이라는 캘리그라피는 지난 달 '독서의 규칙'이란 제목의 시를 창작했는데 그 시의 마지막 연의 내용입니다. 오늘 밤도 삶에 스며드는 규칙인 독서를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.
ESG 읽걷쓰를 실천하는 일상은 제 삶의 규칙이며 소중한 하루하루를 만들어 나갑니다.